<?xml version="1.0" encoding="UTF-8"?><rss xmlns:dc="http://purl.org/dc/elements/1.1/" xmlns:content="http://purl.org/rss/1.0/modules/content/" xmlns:atom="http://www.w3.org/2005/Atom" version="2.0"><channel><title><![CDATA[길음역 에서 - 단편]]></title><description><![CDATA[<p dir="auto">출근길 너무나도 뜨겁고 후덥한 날씨에 사람들의 표정에서 불쾌지수를 가늠할 수가 있을 것만 같다.<br />
약간 마른편이어서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 나지만, 몸이 처지고 머리도 무거웠다.<br />
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년차를 내고 싶었지만 아침에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 오늘 쉰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.<br />
어쩔 수 없이 나는 또 지하철을 타러 간다.<br />
아침부터 이상한 하루였다.<br />
게임도 하지 않고 일찍 잠들었건만 아침에 일어날 때 너무 힘들다.<br />
뭔가 꿈을 꾼거 같은데 전혀 기억은 없고, 약간의 두통이 있었다.<br />
피곤한 상태인데도 요즘 좀처럼 않하던, 아침텐트도 치고 있었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좀처럼 가라앉질 않는다.<br />
밥맛이 없다. 밥먹을 시간을 20분후로 알람을 맞추고 무거운 몸을 침대에 눕혔다.<br />
잠이 살며시 드는데...아직 의식이 있는데 꿈이 온다.<br />
“아! 아까 꾸던 꿈이다.”<br />
고등학교 수업시간이다. 그닥 예쁘지도 않는데 그저 미혼이란 이유만으로 꽤 인기가 있던 화학선생님. (나도 약간 관심이 있었지. 그렇다고 혼자 끙끙 가슴앓이를 하거나, 마음에 품고 있거나 한건 전혀 아니었다.)<br />
한창 수업중이다. 난 중간쯤 자리에서 그냥 수업을 듣고 있다.<br />
알람이 운다.(벌써 20분이 간건가?)<br />
20분 더 잤건만 몸이 더 무거워졌다. 마음은 왠지 허무하고...<br />
묘하네. 왜 갑자기 학창시절 꿈을 꾼건지.<br />
살짝 좋아했다 뿐이지, 이젠 거의 기억도 없었는데 뜬금없이 꿈에 나온 선생님.<br />
두통이 계속 있네. 진짜 출근하기 싫다. 그래도 가자.가자. 억지로 억지로 몸을 움직인다.<br />
대충 씻고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선다. 후끈!!! 아침부터 거리가 뜨겁다.<br />
진짜 짜증이 날것만 같다. 그래도 더운 날씨 때문에 아가씨들의 노출이 심하다. ‘쭉쭉빵빵하네‘ 싶지만 왠지 그런것도 오늘따라 눈에 잘 않들어 왔다.<br />
그러다 그녀를 봤다.<br />
길음역에 들어서려는데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여자.<br />
얼핏 꿈에서 본 학창시절의 선생님인가 싶었지만, 이내 아니란걸 알아챈다.<br />
나이는 대략 비슷한 것 같지만 역시나 아니다. 별로 닮은 것 같지도 않네...<br />
그런데 자꾸만 눈이 간다.<br />
나이는 38±3살 정도. 내가 참 나이를 잘 못 맞춘다. 특히 여자나이는 도통 잘 모르겠다.<br />
아니 어쩌면 나보다 10살 이상 연상일 수도 있겠다.<br />
정장은 아니지만 비슷한 옷차림에 아마 출근길인 듯 보이고, 약간 굵은듯 싶지만, 희고 예쁜 다리가 눈부시다. 파마도 예쁘고, 분명 예쁜 얼굴이 아닌데.. 예쁘다.<br />
160? 아니면 살짝 않될듯한 키, 약간 통통한듯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선이 예쁘고 여성스럽다.<br />
내가 같이 서있으면 참 잘 어울릿것도 같은 황당한 생각들도 들었다.<br />
옷차림등으로 알수 있는건 아니지만 왠지 미혼일 수도 있을것만 같다. 그냥 느낌일 뿐이다.<br />
두근거린다. 어떻게든 얘길 한번 해보고 싶다.<br />
“저기요.”<br />
무작정 말을 붙였다. 이제 어떡할꺼냐?<br />
“네?” 놀란듯한 그분 목소리. 목소리도 예쁘다.<br />
놀란 눈을 하고 뒤돌아서며 날 살짝 올려보고 있다.<br />
귀여움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목부터 얼굴까지 뜨거워진다. 이놈의 더위 때문에 더 심하다. 할말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게 있을 리가 없다.<br />
“저 잠깐 시간 되세요?” 와! 내가 이렇게 용감하고 어이 없는 놈인지 몰랐다.<br />
눈을 마주칠 수가 없어 자꾸 시선을 피하게 되지만 일부러 한번씩 시선을 맞췄다.<br />
빨갛게 상기된 표정.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.<br />
너무 귀여웠다. 심장은 계속 쿵쾅거리고 아래가 뻐근해진다.<br />
얇은 여름 정장바지다. 이거 참 곤란하지만, 그래도 마인드 컨트롤을 해가며 그녀앞에 서있다.<br />
“지금 바쁜데요. 무슨일이세요?” 역시 이 시간에 바쁜게 당연하다.<br />
여전히 상기되어 있고 내 의중을 모르는 건 아닌 것이 분명하다.<br />
그런데 무슨일이냐?는 물음에 나의 어리버리함이....아까 말걸때의 용감함음 역시 우연이었다.<br />
“아, 아무것도 아녜요.” -_-;;;<br />
잠깐 어색하게 서있던 그녀 갈길을 간다.<br />
다시 한번 말을 붙여 잡아보고 싶었지만 ‘바쁠거야’ 뭐, 이런 생각들이 날 방해하고, 잠깐 돌아서 여전히 상기된 얼굴로 날 봤지만 가던길을 계속 가버린다.<br />
일을 하면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. 아 나 진짜 황당한 놈이구나.<br />
원래 하얀피부에 통통한 여자를 좋아하긴 했지만, 그래서 내 스타일이 분명했지만 이렇게 대책없이 말을 걸 줄은 몰랐다. 그것도 이렇게 환한 아침시간에...<br />
이후로 출근길에 둘레둘레 주변을 둘러봤지만 보이진 않았다.<br />
다시 생각해보면 출근하는게 아니었을 것도 같고, 유부녀일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꼭 다시 한번......</p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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